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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스텐(스테인레스) 밥그릇의 유래

by 원모어 2017. 3. 10.

집에서 식사할 때 밥은 주로 어떤 그릇에 담으시나요? 플라스틱? 놋그릇? 유리그릇? 아마도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자기로된 밥그릇을 사용하실 껍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일반 가정과 달리 식당에서는 스텐(스테인레스) 재질로 된 밥그릇을 사용으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식 전문 식당일 경우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스테인레스 밥그릇은 열 전도율이 높아서 뜨거운 밥의 온도가 바로 느껴지기 때문에 맨손으로 만지기 까다롭고, 미관상 아름다움이란 게 없습니다. 물론 도자기 그릇 대비 가격은 저렴하고 깨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겠으나 손님에게 격식 있는 대접을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식당에서만 스테인레스 그릇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식당에서 스테인레스 밥그릇을 널리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1970년대에 정부가 밥을 적게 먹자며 식당에 강제로 스텐 공기를 강제로 보급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쌀이 부족하던 시기였는데, 박정희 유신정부에서 '절미운동'을 벌이면서 말로 계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아예 작게 만든 밥그릇을 표준으로 정하고 강제한 것이죠. 규격은 직경 10.5cm, 깊이 6cm 입니다. (참고로 이 시기에는 밀가루 음식을 장려하면서 일주일에 1번은 분식 장려 운동도 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식당에서 스텐 공기 쓰는 것을 꺼렸다고 하는데요. 이 규격의 밥그릇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1차 위반은 1개월 영업정지, 2차 위반은 허가취소였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스텐 공기가 보관의 편리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외식업체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쉬웠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이 스텐 공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전통과 개성이 담긴 밥그릇을 잃어버리게 됐고 둥그런 스텐 공기가 전국을 통일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본만 해도 밑이 좁고 위가 넓은 역삼각형의 밥그릇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릇만 봐도 일본 음식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그 시기에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시행되었던 정책일 수도 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전통과 개성을 단순히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내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고유의 밥그릇을 살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은 걸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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