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그냥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캐릭터일 뿐이 었던 도깨비를 거대한 하나의 서사시로 만들어준 드라마. 평소에 꿈꾸기만 했던 동양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진짜 이야기로 만들어준 드라마. 그 드라마에서 아직도 생각나는 장면은 캐나다의 푸른잔디밭을 배경으로 시를 읊는 장면입니다.
도깨비 신부 김고은이 밝은 미소로 푸른 잔디밭을 만끽하고 있을 때 이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도깨비 공유. 이 장면과 그들의 관계에 딱 맞는 시 '사랑의 물리학'은 정말 신의 한 수인 것 같습니다.
아직 외우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이 시가 생각날 때면 시가 적혀있는 책갈피를 꺼내서 마음 속으로 시를 되뇌어 봅니다. 드라마를 볼때의 기분이 되살아 나는 것 같습니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 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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